고정남 작 – 호남선#19

서학동사진관 개인전시회 – 고정남의‘Song of Arirang-호남선’

호남지방의 서부 평야지대를 관통하는 철로인 호남선. 서대전부터 목포를 잇는 그 길이는 260여km에 이른다. 1914년 완공된 이 철도는 일제가 곡물 수탈을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그 길을 따라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한 세기가 흐른뒤, 고정남 사진작가는 철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일본 유학 후 귀국해 2011년부터 사진강사로 전국을 떠돌았던 작가. 그는 그렇게 역사적 장소를 찾아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그 곳을 지키고 기억, 침묵, 삶의 이야기 등 지나간 역사의 풍경을 담기 시작했다.

고정남 사진작가가 19일부터 8월 20일까지 서학동사진관에서 개인전 ‘Song of Arirang-호남선’을 선보인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본에서 사진을 공부한 그의 사진은 매우 회화적이다. 평범하고 솔직한 일상의 풍경이기는 한데, 평범한 상황 속에서는 목격할 수 없는 우연성에 기반하고 있는 것. 작가의 연출에 의한 인위적인 개입으로 완성된 풍경 속에는 뚜렷한 주제의식이 담겨있다.

그의 작업은 발걸음이 옮기는 대로, 마음가는 대로 이동하면서 지난 시대를 성찰한 기록이다. 작가 자신의 삶을 투영한 디아스포라(Diaspora)에 대한 이야기인 셈.

물론, 이야기를 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 고 작가는 우리에게 익숙한 회화작품을 차용해 재해석한다. 소녀의 귀여운 모습을 잘 표현한 김종태의 ‘노란 저고리’, 고희동의 ‘부채를 든 자화상’, 이쾌대의 ‘봉숭아’ 등 일제강점기 시대의 대표적인 회화 작품을 사진으로 작업해 선보인다.

이들 작가와 고 작가의 연결고리를 찾는다면 일본 유학 경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고향과 이주한 장소 사이의 연대성은 새로운 창작의 계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작가의 여정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월남전쟁으로 이어지는 그 기억의 장소인 신주쿠와 목포, 군산, 연천, 동인천을 돌아 최근에는 삼례까지도 그의 관심의 끈이 이어지고 있다.

김지연 관장은 “그는 일본 유학에서 돌아와 집요하게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 한국인으로 사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정체성을 역사의 그물 안에서 재구성하고 있다”면서 “고정남은 탁월한 이야기꾼이며 사진의 역사성과 서정성을 동시에 불러오는 밝은 눈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김미진 기자 전북도민일보 2017년 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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