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 예술마을의 첫 번째 촌장이자 음악가 이형로 씨

관광객들로 떠들썩한 전주 교동의 한옥마을을 조금만 지나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특별한 마을을 만나볼 수 있다. 자본의 손길이 닿지 않아 조용하고 한적한 이 마을은 그 대신 발길이 닿는 곳마다 예술이 숨 쉬고 있어 지나가던 여행객들의 감성 충전소가 되곤 한다. 바로 서학 예술마을의 이야기 이다.
인적 드문 서학동에 예술가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들기 시작한 것은 한 예술가 부부가 서학 동에 터를 잡은 2010년부터다. 2015년 현재는 어느 덧 20여명의 예술가들이 주민들과 어우러져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 마을 공동체가 되었다. 서학 동에 처음 들어와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은 서학동의 터줏대감이자 첫 번째 촌장인 이형로 씨를 만나 그가 꿈꾸는 예술 마을 공동체, 서학예술마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서학 예술마을의 탄생

이형로 씨와 그의 강아지

Q.처음 서학동에 자리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서학동으로 오기 전에 남천교 부근 교동에 터를 잡고 살았죠. 알다시피 전주 한옥 마을이 언제부터인가 관광지로 급부상 하면서 마을이 상업화의 길로 들어섰지요. 주민과의 소통은 희미해지고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번잡하지 않고 공기 좋고 환경이 좋은 곳을 찾다가 여기 서학동으로 오게 되었어요. 공간이 필요한 음악 작업실을 가지기에 좋은 여건을 가진 곳이어서 더더욱 이 곳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서학 예술 마을이 만들어진 스토리 좀 들려주세요.

그렇게 2010년 9월 15일 경에 이사를 왔습니다. 이사 와서 허름한 행랑채에 본채를 수리하면서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집을 고치는 동안 주위의 문화예술을 하는 여러 지인들이 다녀갔는데 그런 작가 분들이 저의 권유로 몇 달 후 하나 둘씩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여러 여건이 좋고 특히 집값이 다른 곳보다 낮아서 그랬지요. 2011년부터 지금까지 대략 30여 가구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Q.어떻게 하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모여 살게 되었나요?

제가 음악을 하고 안 사람이 문학을 해요. 그러다보니 평소에 문화예술쪽 사람들과 친분이 있어서 많이 어울리게 되었지요. 그렇게 인연이 된 여러 분야의 예술인들에게 시간과 약속에 구애받지 않는 그런 이웃으로 살면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좋을 것 같아 의기투합하는 과정에서 서학동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 예술가와 주민의 만남, 그리고 변화

서학동 주민들의 사랑방이었던 귀복쌀집

Q.처음 서학 동에 들어오셨을 때와 현재의 서학 동을 비교해 봤을 때 서학 동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벼리채 맞은편에 오래된 귀복쌀집이 있습니다. 거기가 동네 사랑방이었어요. 몇몇 노인분들이 모여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고 식사 때가 되면 다들 댁으로 가시고, 젊은 사람이 거의 없는 한적한 동네였습니다. 그러다가 예술가 작업실이 들어서고 공방이 늘어나면서 활기가 띄기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인문학 서점이 생겨나고 작은 사진관 및 갤러리, 카페 등등 다양한 모습으로 서학동이 변하고 있습니다. 아기 울음소리도 들리고요. 서학 예술마을이 만들어진 이래로 처음 난 아기 울음소리라 마을 주민들이 ‘학동’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Q.서학 예술마을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기존에 살던 주민들과의 관계는 어떠했나요?

주민들과의 소통은 어느 마을에서나 중요하지요. 동네 어르신과 같이 할 수 있는 여러 체험 학습을 통해 자연스레 어울리게 되고 ‘서학동 예술마을 협의회’를 매개로 마을 현안 일에 의견을 내면서 공동체의 삶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Q.서학동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시면서 예술인으로서 받게 된 긍정적인 영향이 있나요? 있다면 무엇인가요?

마을에 문화예술인들이 자생적 집단을 이루며 주민들과 함께 간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가 있지요. 삶의 여러 과정 속에 세월을 지고 온 노인 분들에게는 지혜가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노래가 되고 문학이 되고 그림이 되고 연극이 되게 하는 것이 마을 예술인들의 사명이 아닐까요?

◉ 예술을 토대로 한 마을 공동체, 서학 예술마을

서학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50미터 안의 사람들>, 서학동 주민들이 책의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Q.서학동이 현재의 서학 동 예술 마을이라는 ‘마을 공동체’가 된 과정은 어떠했나요?

처음에는 그저 다른 마을과 다름이 없는 평범한 동네였지요. 그러다가 예술가들이 들어오면서 마을길에서 축제를 열고 문화예술장터도 하고 벼리채에서 마당음악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면서 원주민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 졌습니다. 명절 무렵에는 가까운 주민들과 선물도 나누기도 하고 김장철에는 집집마다 약간 다른 손맛을 보는 경우도 있고요.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이어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하는 ‘생활문화공동체’사업이 주민들과 예술인들을 더욱 단단히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술을 토대로 한 자생적 마을 공동체로서의 서학 예술마을과 기존의 서학동간의 특별한 차이점이 있나요?

서학 동에는 많은 마을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지형적, 자생적으로 형성된 마을이 있는데 서학 동 예술마을은 그 중에서 문화예술을 토대로 자긍심이 있고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마을을 지향합니다. 구도심에 있지만 문화와 예술과 역사가 숨쉬는 마을로 다른 마을과는 차별화 되는 마을로 남고 싶지요.

Q.마을 공동체의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다양한 직업을 통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마을에서 공통분모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공동체라는 것은 더불어 사는 삶인데 한마디로 사람 냄새가 강한 마을 그것을 꿈꿉니다.

Q.예술을 토대로 마을이 자생적으로 생활한다는 것에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경제적인 바탕이 뒷받침 된다면 예술가들에게는 더 없는 행복이겠지요. 카페와 체험 학습실, 공방, 게스트하우스, 홈스테이, 문화예술장터, 앞으로 만들어질 온라인 서학 동 판매점 등을 통해서 예술인들의 경제적 자립도를 향상시키고 주민들에게도 소소한 일자리가 제공되어서 함께 가는 자립형 예술마을로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출처] 서학 동 터줏대감이 들려주는 서학 예술 마을 이야기_음악가 이형로|작성자 문화체육관광부

Help us improve the translation for your language

You can change any text by clicking on (press Enter after changing)

0
X